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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영화2006/01/07 09:44
왕의 남자
감독 이준익 (2005 / 한국)
출연 감우성, 정진영, 이준기, 강성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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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여러 블로그 통해 강추!!라는 글들을 너무 많이 보기도 한 터라 왠지 이건 봐 줘야 할 듯한 알지 못할 의무감에 보게 된 영화. 개봉 이튿날에 본 데다 종로도 아닌 대학로 극장(판타지아)이었는데도 바로 다음 타임 시간 표는 항상 매진되어 버리는 걸 보고 그 옆 썰렁한 태풍 쪽 보니 입소문이라는 건 정말 무섭다는 생각 다시 했다.

"이"라고 하는 작품이 있단다. 여러 상들도 받고 꽤 작품성 있는 연극이라는데 그 연극을 원작으로 해서 감독의 재해석을 거쳐 탄생하게 된 영화가 바로 왕의 남자. 물론 2005년 내내 제작하는 과정 홍보하고 했겠지만 1년을 외국인 노동자( .. )로 살다 11월 21일에 한국 들어온 GONS에게는 그저 생소하기만 한 영화. 역사적 기록에 남은 공길이라는 이름의 한 광대가 연산군의 폭정을 빗대어 한소리 했다가 처형당했다라는 한 줄의 사실로부터 작품은 시작되었다고 한다. 다만 실제 연극과 영화는 조금의 시각 차이를 보이게 되는데 연극은 장생(영화에서는 감우성)보다는 공길(영화에서는 이준기)에게 더 포커스를 둔 반면 영화는 장생에게 더 무게를 실어 주었다. 또 연극은 공길이 벼슬과 지위의 변화에 따라 변해가는 인간 군상을 그리려고 한 반면 영화에서의 공길은 장생과는 달리 주어진 현실에 순응하며 상황에 따라 적응해가는 모습을 더 보여준다. (연극을 본 건 아니다-_-; 연극 내용이 그렇댄다)

언제나처럼 스포일러는 아래에 살짝 가려 붙여 두고 .. 전체적인 감상 내리자면 일단 볼거리 와방 많다. 역사학자가 아닌 터라 영화 내내 스크린을 채우는 당시 화려했던 여러 궁중 모습들이 실제 사료들과도 일치하는 지 어떤 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 재현에 공들인 노력은 충분히 전달되고도 남았다. 감독이 황산벌이라는 영화 감독한 사람이라는데 .. (황산벌 보지는 않았지만 그냥 박중훈표 코미디라고 생각했는데 이거 보고 나니 그냥 그런 박중훈표 코미디 영화는 아닐 듯 싶기도 하다) 뭐랄까 상업 영화라는 상품에 대해 꽤나 잘 파악하고 있는 거 같다. 대중들의 니즈를 어떻게 채워 나갈 것인지, 이건 어느 정도로 건드리고 저건 어느 정도로 건드릴 것인지 따위의 기술도 조금 갖고 있는 거 같고.

그 화려하고 가득한 볼거리만으로도 투자한 시간은 이미 아깝지 않다. 얼마나 많은 노력을 들였을까라는 부분 역시 굳이 말로 설명할 것 없이 스크린에 흠뻑 묻어나오고 있고. 다만 살짝 아쉬웠던 거는 어느 한 순간 팍 터져 나오는 감동이 조금 부족했다랄까. 흥미롭게 보고 영화도 참 좋았지만 나오는데 뭔지 모를 아쉬움같은 그런 부족한 2%. 그 2%에 별 한 개 깠다. 뭐라고 딱히 얘기는 못하겠지만 그 2%만 어떤 형태로든 채워졌었다면 (물론 지금도 충분히 승승장구하고 있지만) 정말 2005-2006시즌을 장식하는 화려한 자리 꿰차고도 남았을 텐데 아쉽다.

주연배우들의 탄탄한 연기 역시 작품을 든든하게 뒷받침하고 있다. 감우성이 출연한 영화는 기억도 안 날 정도로 오랜만에 본 거 같은데 (마지막으로 본 게 결혼은 미친짓이다였나 .. 그 .. 엄정화랑 나온 거) 이번 영화에서 장생 연기 정말 대박났다. 줄도 꽤 타더라. 그거 연습한다고 쉽게 타는 거 아니지 않나? ;; 광기는 어려 있으나 (혹자는 슬픈 광기라 표현했다) 어두운 기억에 힘들어 하는 연산군 역 정진영도 최고였고. 그 어두운 기억 속 연산군 치맛폭으로 감싸안아 자신의 위치 지키려 한 장녹수 역 강성연도. 그리고 누가 뭐라 해도 이번 영화로 최고의 새해 맞았을 공길 역의 이준기. 마이걸인가 뭔가 하는 드라마에도 나오고 있다는데 드라마 원체 안 보니 관심도 없고. 다만 왕의 남자에서 공길은 정말 이 녀석이 신인인가 싶을 정도로 탄탄한 연기를 보여 주었다. 싸이 어디다 남겼다는 친일파 논란이 새해 벽두부터 포털메인 조금 장식하긴 했지만 사과도 하고 나름 무난히 넘어가는 거 같다. 연산군의 마음을 헤아리는 유일한 신하 처선 역의 장항선 아저씨도 처음에는 근엄한 사극톤 대사들 좀 안 어울린다 싶어 관객들 몇몇이 웃긴 했지만 나중에는 점점 그 인물에 빠져들게 하는 관록(!)을 보여주셨고. 또 개인적으로 꽤나 좋아하는 배우 유해진을 비롯해(공공의 적에서 좋아졌다 ㅎㅎ 칼잡이 시범ㅎㅎ) 꽤 인상 깊었던 나머지 두 명(이름이 기억이 안 난다). 몰랐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그 두 명이 원작 연극에서 각각 장생과 처선 역을 맡아 열연했던 연극배우들이란다. 이번에 연극 앵콜 공연 결정난 거 같던데 이번 무대에서도 그 모습 보여준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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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GO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