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질에 푹 빠져 있다가 이리저리 소개받고 소문듣고 처음 블로그를 시작했던 게 2004년 5월 즈음의 일이다. 야후 블로그를 거쳐 네이버 블로그에 잠시 둥지를 틀었다가 이상 고온 현상으로 은화가 내리기 시작, 바로 이글루스로 이사해서 ( 이제는 스스로도 조금 어색하기도 한 ) 타마야라는 이름으로 이글루스 분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싸이질보다 더 무섭다던 블로그질에 빠져 항상 밸리와 블코의 드넓은 바다를 헤엄치고 다니던 시절. ( 태터라던가 무버블타입이 뭔지도 모르던 시절이었으니 ;; 밸리와 블코가 내겐 전부였다 ) 그러던 어느 날 여느 때처럼 별 생각없이 즐겨찾기에 등록해둔 블코 링크를 클릭했다. 이상하게 연결이 되질 않았다. 여기저기서 나오기 시작하는 소리가 1년 동안 차곡차곡 쌓였던 블코 DB가 사고로 날아갔고 그래서 언캐니님께서 잠시 닫아둔다는 공지를 내셨단다. 얼래 .. 하고 있는데 이번에 새로운 블로그 센터가 또 문을 열었다는 소문이 돈다. 복잡하게 얽혀 있는 트랙백 다리를 건너건너 찾아가 보니 뭔가 이쁘장한 공간이 하나 새로 만들어져 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블코도 다시 문을 열었고 해커님의 골빈넷도 열리면서 자신이 쓰는 블로그 툴의 센터와 함께 이제 메타 사이트라고 하면 당연히 블코 .. 를 떠올리던 때와는 달리 자신의 취향에 맞춰 자신과 맞는 메타 사이트를 "취사 선택" 하여 이용할 수 있게 되었다. ( 물론 골빈넷이라든가 태터 센터같은 곳은 메타 .. 라고 부르기엔 조금 성격이 다른 면도 없잖아 있지만 ) 이때쯤 해서 이글루스에서 태터툴스로 완전히 옮겨 왔었고 .. 태터센터와 함께 세 곳은 한참 블로그질에 빠져 있던 나의 훌륭한 놀이터가 되어 주었다. 지금은 그 빈도수라던가 폐인 지수가 조금 줄어들긴 했지만 그래도 아직 내 컴퓨터 즐겨찾기에 당당히 이름을 올리고 있는 올블과 블코. 간만에 올블 추천글들을 읽다 보니 올블과 블코에 관련된 포스트들을 여럿 발견할 수가 있었다. 읽다 보니 오락성과 정보성 .. 이라는 조금은 생소한 관점으로 두 사이트에 접근한 글도 있었는데 그 글들을 보면서 올블과 블코에 대한 내 생각도 이번 기회에 한 번 정리해 보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따분한 서두 들어내고 단도직입적으로 어느 쪽이냐 묻는다면 난 망설임 없이 올블 쪽 손을 들어주고 싶다. 무슨 정보성이니 오락성이니 하는 건 난 잘 모르겠고. 이유는 간단하다.
일단 올블은 즐겁다. 항상 뭔가 시끌시끌하고 블로거들의 반응 역시 가장 활발하다. 앞에서 분위기를 앞서서 만드시는 몇몇 스타 블로거(?)분들 덕분인지 올블의 힘인줄은 모르겠지만 기본적인 느낌이 그렇다. 그에 비해 블코는 뭔가 정체된 느낌이랄까, 메타의 공간은 마련되어 있긴 하지만 그 공간에서 뭔가 해 보고 싶은 의욕이 생기질 않는 느낌. 블코가 차분한 회색톤의 점잖은 느낌이라면 올블은 어딘지 모르게 좀 통통 튀는 울긋불긋 화려한 느낌. 이 느낌의 차이는 단순한 사이트 디자인 상의 문제는 아닐테다.
올블은 살아 있다. 블코가 죽어 있는 느낌이라면 올블은 살아 움직이는 생물체같은 느낌이라고 할까. 잠시 떠나 있다 돌아가 보면 어느새 뭔가 또 바뀌어 있고. 어느새 또 뭔가 기능이 추가되어 있고. 작년의 블로그 페어라던가 올해의 라이브 블로그 등등의 일련의 블로그 관련 행사 역시 블코보다는 올블에서 가장 활발하게 논의가 오가고 관련 토의가 이루어진다. 이건 그저 준비하시는 몇몇 분들의 개인적인 힘이나 노력만으로 가능한 일은 아닐테다. 어떤 한 공간의 분위기라는 건 결국 해당 구성원들이 함께 만들어 가는 문제다. 스스로 만들어낸 분위기에 다시 스스로가 이끌려 계속 긍정적인 상승 효과를 만들어 내는 것. 어쩌면 이것이 올블의 가장 큰 힘이 아닐런지.
올블은 합리적이다. 그저 자극적인 제목으로 많은 클릭수를 얻었다고 해서 절대 따로 공간을 내주지 않으며, 기준치 이상의 추천을 받은 글에 한해 따로 공간을 할애하여 소개한다. 테스트성 포스트는 수집하지 않고, 본문이 너무 짧다거나 .. 알찬 글엔 올라가지 못했지만 일정 수 이상의 추천을 받은 글도 따로 구별할 수 있도록 표시를 해 준다. 자신의 글에 대해 수집거부라던가 검색거부의 옵션을 간편하게 걸 수도 있다. 거기에 이건 두 번째 이유와 겹치는 부분도 없잖아 있지만 ..
올블의 나아갈 방향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개진할 수도 있다. 어찌 보면 간단한 차이다. 하지만 그 차이에서 오는 결과의 차이는 생각보다 크다.
서로 비슷한 상대가 있음으로 해서 오히려 스스로를 더 발전시켜 나갈 수 있는 동기부여가 이루어지는 걸지도 모른다.
최근의 FreeBGM 과 OpenBGM 경우처럼 올블과 블코 역시 서로 선의의 경쟁을 해 나가면서 서로에게 자극이 되어줄 수 있지 않을까. 올블보다야 블코가 먼저 생기긴 먼저 생겼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블이 더 활성화되어 가는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과연 무엇을 기준으로 블코가 올블보다 더 정보성이 뛰어나다라고 하는 건지는 부족한 독해력으로는 잘 모르겠지만 .. ( 아무리 따져봐도 블코가 내세울만한 건 트랙백 카테고리 하나 뿐인 거 같다만 .. 그나마 거의 포스팅되는 글들도 양쪽으로 모두 걸리는 글들이 많은 상황에서 ) 블코의 언캐니님에겐 조금 죄송한 감도 없잖아 있지만 현재 기준으로는 올블에 판정승을 내려주고 싶다. 블코의 트랙백 카테고리와 비슷한 트랙백 관련 공간만 올블에 추가된다면 블코가 올블을 따라잡기엔 조금 늦은 감도 없지 않나 생각이 들기도 하고.
.. 그래도 차마 아직 즐겨찾기에서 블코 링크를 치워 버리지 못하는 건 어떤 고향 같은 느낌에서일지도 모르겠다. 트랙백이 뭔지도 RSS가 뭔지도 모를 때 그저 신나게 돌아 다니던 공간. 별 것도 아니지만 왠지 블코 링크를 치우는 순간 그 때의 기억들도 함께 사라질 듯한 말도 안 되는 감상에 빠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