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 류승완 감독이 류승범 형이라는 사실을 이번에 처음 알게 된 .. 본인의 무관심을 가장한 절대무식에 경의를 표하며. (묵념)
류승완 감독이라는 이름 여기저기서 많이 들었었고 아라한이니 뭐니 찍었다는 작품들도 꽤 들었었는데 정작 본 적은 없었다. 이번에 본 짝패가 처음 본 류승완 감독 작품. 류승완 감독 얼굴 본 것도 이번이 처음이었다. (너무 무식한가) 음 .. 들리는 말에 의하면 번지수는 조금 틀릴 지 몰라도 김기덕 아저씨만큼이나 꽤나 자기만의 독특한 세계를 갖고 그려내는 감독이라는 얘기가 있던데 .. 다른 작품들을 아직 보지 못한 터라 그 부분에 대해서는 아직 뭐라 가타부타 말을 하기 힘든 부분이 없잖아 있지만 .. 짝패 하나만 보고난 느낌으로는 글쎄 .. 잘 모르겠다. 이 부분은 그가 만든 다른 영화들을 더 보고 나서야 얘기할 수 있을 듯.
하지만 감독이 아닌 배우로서의 류승완은 .. 와우. 꽤나 능청스러우면서도 거부감 1% 없이 자연스럽게 캐릭터와 동화되는 그런 멋진 연기를 보여줬다. 같이 제작했다는 우리 살인주름 두홍이 아저씨 연기나 대사는 온몸으로 어색함의 포스를 마구 뿜어댔지만 .. 뭐 그래도 두홍이 아저씨 발차기는 멋있으니 이번엔 눈감아 드린다. 뭐 .. 처음은 다 힘든 거다. (토닥토닥) 토니 자가 어디 뭐 관객들 울려서 멋졌나, 720도 돌려차고 팔꿈치로 머리 찍어 멋있었지.
요즘 나름 꽤 호평을 받고 있는 영화라 혹시나 태클 좀 걸라치면 네트에 어김없이 떠도는 말들이 액션 영화에 뭘 그리 바라는게 많냐, 장르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면 되는 거 아니냐라는 댓글들이던데 .. 뭐 말 그대로 장르에 따른 차이 정도야 감수하고 볼 수 있겠다만 그래도 문제는 그 액션이라는 게 영화의 구성이랄까 시나리오의 허술함을 메꾸고도 남을 정도가 되어야 그나마 건설적인 얘기가 이루어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게 어줍짢은 GONS 생각인지라. 조금은 억지스럽던 시나리오와 후반부로 가면서 급속하게 루즈해지던 구성 합쳐 별 하나 빼고. 액션으로 커버하기엔 스크린과 너무 겉돌던 두홍이 아저씨 어색연기랑 보디가드 4명(자세한 건 스포일러라 아래에 따로 적겠음)에서 별 하나 더 빼고. 그나마 신선했던 악역연기 이범수랑 완전 자연스러웠던 연기 류 감독, 두홍이 아저씨 멋진 발차기랑 스펙터클 100 : 2 맞짱, 모두 합쳐 그나마 반 개 올려 최종별점 세 개 반으로 낙찰. (땅땅)
스포일러 시작 // ( 드래그하면 나타나요 ♪ )
먼저 잊어 버리기 전에 보디가드 얘기부터. 영화에 보면 계속 이범수 호위하고 따라다니면서 뭔가 무진장 쎈 것 같은 포스를 풀풀 풍긴다. 예쁜 얼굴로 무자비하게 발차기 휘둘러대던 홍일점 보디가드도 눈에 띄었지만 그보다 카메나시 닮아 보였던 또 다른 보디가드 한 명이 더 눈에 띄더라. (이름이 서지오라는 말이 있던데 사진이 없어서 모르겠다) 진짜 닮았던데 .. 딱 보고 떠올랐을 정도. (내 눈에만 그랬나?) 지식인에 쳐 넣으니 안 그래도 그 사람 누구냐고 묻는 질문 하나 올라와 있네.ㅋ
이 친구가 카메나시 카즈야~
아아, 잠깐 옆으로 샜고 .. 쨌든 뭔가 상당히 "있어보이고" "강해보이는" 포쓰를 풍기려 대사하나 없이 (그나마 여비서 역 김효선이 보디가드 4천왕 대변인 역할로 대사 좀 하긴 했지만 .. 신인인줄 알았더니 여성액션배우로서 나름 입지가 탄탄하더군) 이범수 뒤를 졸졸 따라다니며 뒤처리 하고 다니다 막판에 상처투성이 류승완이랑 정두홍이랑 붙을 때엔 오오! 하는 뭔가 기대감이 있긴 했다. 초반에는 상대도 되지 못할 정도로 마치 벽과 싸우는 것 같은 강함을 보여주던 그들이, 칼로 베이고 두들겨 맞아 지칠대로 지친 류승완과 정두홍을 상대로, 그것도 2 : 1 로 싸워 놓고도 어줍짢게 금새 뻗어버리던 건 조금 얼래 싶었다. 뭐 점점 세지는 적이라는 거, 하지만 마지막엔 주인공들이 모두 이긴다는 거에 시비걸자는 게 아니다. 그래도 좀 간신히 힘겹게 이기는 그런 맛이 있어야지 뭐 좀 투닥거리다 한 방씩에 모두 나가 떨어지냐. 그 경찰서에 침입해 신나 붓고 불 지를 때만 해도 막 휙휙 날면서 멋지더만 .. 이제껏 한국 영화에서 보기 힘들었던 장면에 와우 싶기도 했고.
그 길거리 가다가 B-boy에 체인 든 여고생에 야구부에 .. 춤추면서 시비 걸다 100 : 2 로 싸우던 거는 진정 멋졌다. 길 가다가 그냥 시비 거는 줄 알았던 정두홍이 조심해라~하는데 순간순간 정지동작으로 춤추다 멈추던 비보이들도 멋졌고 .. 뒤늦게 나타난 류승완이랑 둘이서 쫓기면서 시내 한복판에서 벌이는 패싸움은 정말 신선했다. "니들은 삼촌도 없냐?"던 류승완의 초자연스러운 한마디는 관객들을 뒤집었고. 오히려 후반부에 심혈을 기울인 듯한 그 음식점 습격 씬들은, 차례로 멀리까지 주루룩 열리던 조폭들과의 사시미 칼 대결은 그다지 와닿지 않더라. 맨 처음 100 : 2 때만큼의 신선한 충격이 부족했다.
극중 이범수라는 캐릭터에 대해서도 말들이 많은데 일단 악역 캐릭터다운 악역이 아닌 .. 조금 단순한 양아치 같은 캐릭터였던 건 조금 아쉬웠다. 뭐 .. 양날의 검처럼 오히려 상투적인 캐릭터가 아니어서 신선할 수 있었던 건지는 모르겠다만 '야수'에서 조병호 분이 연기했던 악역처럼 뭔가 뚜렷한 캐릭터가 잡히지 못한 건 조금 아쉬웠다. 이범수의 연기는 멋졌다. 그저 수더분하고 천진한 이미지로 남아 있을 거 같던 그가 "강한 게 오래 살아 남는게 아니라 오래 살아남는 자가 강한 거더라"는 그의 말처럼 부족한 능력을 무리하게 전개하려다 보니 서울 세력들의 똘마니 정도의 역할밖에 하지 못하고 .. 결국 마지막에 명패로 서울 보스 때려죽이고 묻은 피조차 제대로 닦지 않은 채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집착을 보이는 모습은 굳이 별다른 설명을 붙이지 않아도 전하고자 하는 메세지가 확 와 닿더라. 하지만 류승완의 마지막 대사 "씨발" .. 그리고 바로 휙 끝나버리는 영화는 좀 황당했다. 혹자는 이게 진정 류승완 감독의 스타일이라 말이 많던데 뭐 일단 난 류승완 감독 매니아도 아니고 .. 무식하다고 할 지 모르지만 내가 느끼기엔 마무리가 좀 황당했다.
// 스포일러 끝
35mm가 아닌 16mm로 찍었네, 25억원의 저예산 영화네 하는 얘기는 뭐 내가 영화 찍는 사람이 아니니 모르겠고 .. 킬빌 오마주니 뭐니 하는 것도 킬빌을 안 봐서 모르겠다. 류승완 감독만의 독특한 세계관이랄까 스타일 같은 것도 내가 매니아가 아닌 터라 뭐라 코멘트 붙일 깜냥이 안 되고. 조금 아쉽긴 하지만 그래도 한국 액션 영화의 가능성을 보여준 영화 .. 정도로 결론을 내려 본다. 정두홍 아저씨 발차기랑 류승완 감독 의외의 투혼은 그래도 멋졌으니. 볼 만은 한데 .. 딱 집어내지 못할 뭔지모를 2% 아쉬움에 그렇게 막 추천 날릴 정도는 아니기에 .. 평점 3.5로 마무리.
* 무지 바쁘다 .. 중간고사 끝난 지 얼마나 되었다고 또 바로 기말고사에 .. 계절학기에 뭐에뭐에 .. 밀린 영화 리뷰들 중 그나마 지금 극장에 걸려 있는 거는 먼저 일단 올려 놓고 간다. .. 랄까 다시 블로그가 영화 블로그가 되어가는 구나 -ㅅ-;; 의자에 엉덩이 붙이고 글 쓸 시간도 없는 근황.
+ 조만간 계속될 밀린 뒤늦은 영화리뷰 : 너는내운명(2005), 첨밀밀(1996), 더로드(2003), 지금만나러갑니다(2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