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하루가 지났으니 어제였네요 ;; 매주 토요일에 GONS가 한국어 가르치고 있는 마키라는 친구가 있습니다. 뭐 돈 받고 하고 그러는 건 아니고 .. 그저 한국어 관심 갖고 공부하려고 하는 게 기특해서(?) 친구처럼 매주 토요일 아카바네에서 만나서 5-6시간씩 한국어 가르치고 있는데요. (이전에 아카바네 일렉톤 시연 포스팅에서 마키 한 번 등장했었죠?^^;) 여느때처럼 만나서 점심이나 먹으면서 이런저런 얘기하다가 월요일 도쿄 탈출 계획(!) 세우고 - 館山 갑니다~산+계곡+바다 ㅋ 조만간 포스팅할게요 ㅋ - 공부하자 해서 근처 맥도날드로 자리 이동해서 책 좀 보고 있었던 때였죠.
이 자주 나는 동네고 .. 일본 온 지 이제 7개월 정도 .. 크고 작은
에는 별 느낌도 안 들 정도가 되었다고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렇게 그냥 책 보고 있는데 갑자기 건물이 흔들리기 시작하더군요.
보통
지진이다 .. 하면 흔들려봐야 한 10초 정도? 그 흔들리는 정도도 그다지 심하지 않기도 했지만 .. 시간이 그다지 되지 않아 별 느낌 없었던게 사실입니다. 물론
처음 느꼈을 때에는 우왁 .. 이게
지진이구나 라는 생각에 많이 놀랬던 것도 사실이고 .. 그랬었지만 몇 번 겪으니 금방 익숙해지더라구요. 그래서 다음부터는
지진이 나도
지진이네 .. 생각하는 정도? 이미 익숙해져서 별 생각이 들지 않게 된거죠. 그런데 이번은 조금 달랐습니다. 거의 1분 정도 계속 되더라구요.
지진 강도도 이전에 비해 꽤나 세서 얼래 .. 싶었던 것도 사실이구요. 나중에 뉴스 보니 도쿄가 진도 5 .. 진원지였던 치바 쪽에서 진도 6으로 기록이 되었다더군요. 처음엔 그냥
지진이네 .. 했는데 멈추지를 않고 계속 되는
지진에 맥도널드에 있는 일본 사람들도 모두 놀래서 우왕좌왕했었었죠.
일본에는 지금 "동경
대지진설"이 유명합니다. 간단히 설명하자면 .. 칸토 지역(도쿄를 포함한 일본 동부 지역을 일컫는 말이죠)에 80년 주기로 큰
지진이 일어나고 있다는 설인데 .. 가장 최근에 일어난
대지진이 바로
1923년에 일어난 지진이었죠. 그 전에 칸토 지역에 일어났던
지진이 80여년 전쯤이었고 .. 역사적 기록을 뒤져보면 계속 80-90년 주기로 일어나고 있었다는 설입니다.
.. 라고 하는 거는 무슨 소리이냐 .. 하면 관동
대지진 이후 80년째 되는 2003년부터 매년 반복되는 얘기가 "동경
대지진설"이죠. 이미 언제 일어나도 전혀 이상할게 없다는 식의 분위기. 거기에 진짜인지는 모르겠지만 매번
대지진이 일어난 해 바로 전 해에는 엄청난 더위가 찾아왔었다고 하죠. (작년 도쿄 40도까지 올라간 엄청난 더위 기억하시는 분 많죠?) 그리고 地震雲(지신쿠모 ;
지진 구름)라고 해서
대지진 전 해에 보인다는 특이한 형상의 구름이 작년에 관측되었다는 비공식 보도랄까 소문이랄까 하는 얘기도 전해지고 있구요.
암튼 그래서 올해에는
대지진이 온다!! 라는 잡지들 서점에 이미 쫙 깔려 있구요 .. 얼마전엔 TV에서
대지진 관련 소식을 자세히 다루기도 했었죠. 그 와중에 최근에 일어나고 있는
지진도 강도라던가 지속 시간이라던가 여진 횟수가 점점 심해지고 .. 잦아지고 있는 추세입니다. 이번
지진은 제가 일본 오고 나서 느낀
지진 중에 가장 컸고 지속 시간도 길었던
지진이구요. 여담입니다만 그래서 일본 와 있는 지인들 모두 한국 돌아가네 마네 농담 따 먹는 중이구요. (웃음) 그나마 지금까지
지진은 모두 좌우로 흔들리는 형식이었던 터라 괜찮았지만 .. ( 일본 건물들은 모두
지진에 대비한 설계를 바탕으로 지어집니다. 문제는 이게 모두 좌우로 흔들리는
지진에 대해 유효하다는 거죠. 상하로 흔들리는
지진 - 뭔가 전문용어가 있을 거 같긴 한데 ;; - 이 와 버리면 끝입니다 ;; 정말로 무서운 건 그 쪽이죠 )
뭐 그렇게
지진 멈추고 나니 .. 무슨 일 있었냐는 듯 다시 원래대로 돌아가 각자 이야기에 열중하는 모습으로 돌아갔습니다만 .. 공부 마치고 7시에 이케부쿠로에서 월요일에 한국 돌아가는 지인 송별회가 있을 예정이었던터라 이케부쿠로로 이동하려고 아카바네 역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일본 온 지 7개월만에 처음 보는 광경에 맞닥뜨려야 했죠. 미리 말씀드립니다만 갑작스러운 경험에 디카는 없었고 .. 모두 폰카로 촬영된 사진이라 화질은 조금 떨어지니 양해를 부탁드리면서 ;;
한국 지하철과 마찬가지로 몇 시에 몇 번 플랫폼에 어디 행 기차가 들어올 거라는 정보가 게시되는 .. 그런 알림판 같은 게 역마다 모두 붙어 있습니다. 일본어 모르시는 분이라도 한자 공부 조금만 하신 분이면 아래로 지나가는 자막 알아보실 수 있을 거라 믿습니다만 ..
지진의 영향으로 기차들이 연착운행 되고 있다는 소식이 떠 있었습니다.
지진은 여러번 겼었습니다만 그것 때문에 전차가 멈춘다거나 하는 일은 없었기에 얼래 .. 하면서 역 구내에 들어섰죠. 그리고 이게 무슨 일인가 할 정도의 광경이 눈 앞에 펼쳐졌습니다.
2005년 7월 23일 토요일 오후 5시 아카바네역 모습입니다.
지진 일어난 게 16시 30분 경이었으니
지진 발생 후 30분 쯤이겠네요. 한국과 달리 일본엔 전차며 지하철이며 도쿄에 살고 있는 일본인조차 자주 안 가는 역이라면 헷갈릴 정도로 최고의 복잡함을 자랑합니다. 그 중에도 아카바네 역은 도쿄 북부에 위치해서 사이쿄센, 케이힌토호쿠센, 쇼난신주쿠라인, 타카사키센 .. 수많은 노선이 지나가는 역이라 꽤나 큰 규모를 갖고 있는 역이죠. 그나마 지하철은 빼고 JR이라고 해서 국철 비슷한 느낌의 회사에서 운영하는 전차만 얘기해도 저 정도입니다 ;; 그 모든 노선들이 운행을 중단해 버렸으니 그 혼잡함이란 어떻겠습니까. 그것도 토요일 오후 5시라고 하면 .. 신주쿠나 시부야나 아래로 내려가려는 인파들도 장난이 아니었을텐데 말이죠. (엄청난 야찡 - 집값 - 때문에 모두 아카바네 위쪽의 사이타마 쪽에 많이 살고 있는데 그 쪽에서 신주쿠나 시부야 쪽으로 내려오려면 아카바네 거쳐 아래로 내려오는 노선을 이용하게 됩니다)
보세요..도착 예정 시간이 모두 사라졌죠;;
일본 온 지 7개월 ..
지진은 여러번 겼었습니다만
지진 때문에 전차 모든 노선이 운행을 중단하는 건 처음 겪는 일이었습니다 ;;
지진이 꽤나 큰 진도로 장시간 이어졌기 때문에 혹시나 철로가 휘었다거나 .. 문제가 생겼다면 열차 탈선이라는 대형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모든 선로를 점검하는 거죠. 점검이 빨리 끝난 노선부터 차례차례 복구되긴 했습니다만 그래도 우리나라 2호선 같은 느낌의 야마노테센이 전 노선 운행 중지되어 버렸으니 어떻게 되었겠습니까 ;; 토요일 저녁을 향한 시간에 ;;
기차가 오지 않아 기다리는 사람들입니다. 언제 온다는 확실한 소식도 없이 그저 운행 중지라 하염없이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
갑작스런 운행 중단에 이리저리 바쁜 사람들. GONS야 어차피 여유갖고 출발했던 거라 그다지 서두를 필요 없었지만 .. GONS 같은 술약속도 아니고 비즈니스 같은 일 관계 모임이 잡힌 사람이라면 얼마나 속이 탔을까요.
그나마 사이쿄센이 제일 먼저 운행을 재개했고 .. 우여곡절 끝에 GONS 간신히 이케부쿠로 내려가는 사이쿄센 올라탈 수 있었습니다. 목적지인 이케부쿠로 도착하고 나니 신주쿠나 시부야 방면으로 내려가려는 사람들로 플랫폼은 이미 가득. GONS 내리고 나서 돌아보니 무지막지하게 전차에 올라타더군요. 말 그대로 더 이상 올라탈 수 없을 정도로 사람들을 싣고 문이 닫혔습니다. 바로 그 직후의 사진이네요. 옆에 서 있는 사람들은 결국 못 타고 다음 열차를 기다려야 하는 사람들입니다.
출구로 나가려고 계단을 내려가려는데 이번엔 웬일. 계단에 사람들이 줄줄이 앉아 있는 겁니다. 아마 지하철이 모조리 멈춰버려 운행 재개를 기다리는 사람들도 있었을테고 .. 이케부쿠로에서 만나기로 했는데 어찌될지를 몰라 역 밖으로 나가지 않고 안에서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도 있었겠죠. GONS야 정기권(해당 구간 안에선 얼마든지 타고 내려도 상관없습니다) 구간 안에 이케부쿠로가 포함되어 있었으니 별 생각 없이 나가려고 마음 먹었습니다만 .. 회수권 끊어 탄 사람들이라면 괜히 나갔다가 약속 취소라도 되면 그 회수권 값 그대로 날리는 걸테니 말이죠 ;
그렇게 계단을 내려가 이케부쿠로 역 내부로 내려갔더니 이번엔 역안 가득 줄이 줄이 끝없이 이어져 있습니다. 무슨 줄인가 했더니 확인증 받으려는 사람들이더군요. 일본 지하철에선 열차가 가끔 늦어지게 되어 약속이나 일에 늦은 사람들이 자신의 잘못이 아니라 지하철 운행 상황 때문이었다는 걸 상대방에게 보여줄 수 있도록 확인증 같은 걸 발행해 줍니다. (나중에 뉴스에서 보니 오늘은 환승 버스 무료 티켓을 배부해 주었다고 하더군요 ;; 그냥 가서 받아볼 걸 .. 그냥 확인증일 거라 생각하고 안 갔는데-ㅅ-;;)
개찰하고 나와 출구를 향해 걷는데 이번엔 중간에 무슨 죄가 있겠습니까 불쌍한 역원 아저씨 한 명 화난 승객들에게 둘러싸여 진땀빼고 있네요. 대충 말 들어보니 환불을 해 달라 .. 환승이라도 하게 해 줘야 할 거 아니냐 .. 난리시던데 아까 개찰구 옆에서 환승권 나눠주던데요 .. 거기 가서 그거 받아가세요 ;; 괜한 역원 아저씨 괴롭히지 말고 ;;
지진이 난 걸 어쩝니까 ;;
지진이 나면 민심이 흉흉해진다고 했던가요. 역 안에는 저런 완장 찬 경찰들인지 역원들인지 2-3명이 한 조를 이뤄 순찰을 돕니다. 역시 평소엔 볼 수 없는 모습이었죠.
물론 이케부쿠로야 신주쿠 시부야처럼 워낙 사람이 많이 모이는 동네고 .. 토요일인데다 저녁 때 쯤이었으니 더 많긴 했겠지만 .. 평소보다 1.5 - 2배 정도의 사람들이 무지막지하게 몰렸습니다. 아마 전철이 멈춰 버린 영향이 크지 않았을까 싶지만 .. 후일담입니다만 결국 우에노에 있던 다른 일행들이 야마노테센 운행 중지로 결국 이케부쿠로로 오지 못해서 결국 아카바네에서 술자리가 옮겨 가 저 지옥같은(!) 지하철을 다시 타고 처음에 출발했던 아카바네로 다시 돌아가는 헛짓(!)을 하긴 했습니다만 .. 그래도 덕분에 이런 포스팅 거리 사진이라도 왕창 건졌으니 뭐 그걸로 된 거죠ㅋ
덕분에 일본인들에게도 비싸기로 소문난 택시만 호황(?)을 누렸죠. 택시 승강장인데 .. 저 뒤에 선 줄 따라 옆으로 걸었는데 과장 안 보태고 30초 넘게 걸리더군요 ;; 한국에서 기억 다 합쳐서 지금껏 본 가장 긴 택시 승강장 줄이었다죠 :P
술자리는 아카바네에서 잘 갖고 .. 11시 정도에 나와 보니 지하철은 이미 정상화되어 있더군요. 역 혼잡한 정도도 이미 해소되어 있었구요. 그리고 집에 돌아와 뉴스를 보니 생각보다 꽤 컸더라구요. 같은 도쿄인데도 유리창이 박살났다거나 화재가 났다거나 하는 곳이 꽤 있더군요. 인터넷 들어와보니 한국 포털들에도 뉴스가 많이 떴네요. TV 뉴스에도 나왔나요? 집에서 걱정하실까봐 전화는 드려야 하긴 하는데 .. 맥주에 이것저것 좀 사서 집에 들어오니 이미 12시가 넘었으니 ;; 알아서 생존 확인 전화(?) 못 드린 불효자식이 먼저 죄겠지만 .. 그래도 부모님 ㅠ 아들이 뒹굴고 있는 곳에서
대지진이 났는데 어찌 전화 한 통 없으신가요 ㅠ
.. 간만에 포스팅다운 포스팅을 하나 걸쭉하게 올리는 기분이네요. 요새 하는 것 없이 바쁘다는 핑계로 인터넷도 잘 못 들어오는 터라 .. 일요일에는 하루 종일 알바하고 .. 월요일은 자상한 GONS선생님의(!) 한국어 교실 유일한 제자 마키랑 마키 차 끌고 도쿄를 떠납니다 (후후) 한국 가이드북에도 실려있지 않은 곳이라 두근두근한데 .. 간만의 드라이브에~도쿄 탈출에~(후후후) 월요일 다녀오면 사진들 잘 추려서 또 멋진 광경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하하) 한국도 요새 열대야에 날씨 덥고 장난 아니라던데 건강 조심들 하시고 .. GONS는 굳건히
지진에서 살아남았다는 기쁜(?) 소식 전해드리면서 .. 간만의 포스팅 접습니다~GONS가 뒹굴고 있는 한 동경
대지진은 아직 일어나지 않을 거에요~(후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