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데없는 웬 포켓몬 열풍이냐 .. 하시겠지만
다름아닌 JR東日本 얘기입니다.
다들 아시겠지만 거의 우리나라 국철 같은 느낌이죠, JR.
자주 이용하게 되는데 .. 이미 일본에 살고 계신 분들은
* 보충 설명을 좀 하자면 .. 일본의 지하철 노선은 서울의 그것과 차원이 다릅니다 ;; 오죽하면 일본인도 지방에서 도쿄 처음 올라와 신주쿠 역에 들어가면 길 잃어버린다는 말이 나올 정도일까요 ;; 기본적으로 크게 JR동일본 이라는 회사가 운영하는 노선들과 ( 흔히 JR이라고 부릅니다 ) 私鉄(시떼쯔;사철)라고 부르는 지하철들이 경쟁을 하고 있죠. 경쟁이라고 할까 .. 서로 다니는 노선이 아예 다르니 엄밀히 따지면 경쟁까지는 아닐 수도 있겠지만 말이죠. :P 서울을 예로 들자면 .. 운영하는 주체는 철도청, 지하철 공사, (회사 이름은 잘 몰라요 ||OTL) 제각기 다르지만 그저 부를 때는 x호선이라고 부르잖아요. 그저 1호선, 2호선, ... , 8호선 뭐 이런 식으로. (몇호선까지 있었더라?-ㅁ-;;) 일본은 .. 일단 GONS가 뒹굴고 있는 도쿄 기준으로 얘기하면 앞서 말했던 JR로만 봐도 야마노테센, 사이쿄센, 케이힌 토호쿠센, 타카사키센, 무슨 센, 무슨 센, 잘 안 타고 다니는 노선은 이름도 잘 모를 정도로 와장창 많습니다. 그리고 같은 노선인데 A-B구간에 10번 정차하느냐, 3번 정차하느냐에 따라 다른 이름이 붙기도 하구요. 여기에 별도로 지하철 회사에 따라 이름이 또 모두 다른 노선(일반적으로 ~센이라는 이름이 붙는답니다) 이 되는 거구요. 노선은 다르더라도 같은 JR 노선이라면 우리나라처럼 환승이 가능한데 JR 타고 가다 내려서 시떼쯔로 갈아탄다고 하면 표를 따로 끊어야 합니다. 보충 설명이라고 해 놓고 뭔가 더 복잡해져 버린 듯한 기분인데 ;; 더 제대로 설명 하려면 한없이 길어질 거 같으니 일단 여기서 ;;
아마 7월말쯤 부터였죠?
보통 평일 오후 3-4시에 시작하는 알바 덕에
평일 낮 타임에 주로 케이힌토호쿠센 이용하는데..
언젠가부터 이상한 찌라시-_-손에 들고
목에는 휴대용 물통 하나씩 메고 엄마 손 아빠 손
꼭 잡고 재잘재잘 떠드는 애들이 늘어나기 시작했습니다.
가끔 뭐가 그리 바쁜지 역 안에서 단체로 뛰어다니기도 하구요.
대략 이런 광경 .. ( .. )
엄마는 지쳤지만 애들은 설렙니다.
보통 많으면 한 차량에 이런 모습이 4-5개조까지 보이죠.
처음엔 평일인데 가족대로 어디 나들이라도 가는 건가 했어요.
그런데 그게 매일 반복되다 보니 .. 뭔가 이상하다 싶어
3-4일 째 부터였나 .. 좀 주의깊게 보기 시작했죠.
들고 있는 찌라시들도 뭔가 싶었고 ..
그러다 알바하고 있는 타마치역에 내리는데
문득 그 전에 보이지 않던 광경이 눈에 들어오더군요.
뭐 .. 뭐지 저건 +_+?
역 개찰구를 막 나오는데 저런 이상한 공간이 설치되어 있고
애들이며 엄마들 아빠들 북적북적 대더라구요.
앞에는 역원 아저씨도 서 있고.
궁금해지죠? 알바도 조금 늦은 주제에 살짝 가서 구경해 봅니다.
포스터 거창하게도 붙어 있습니다.
"포켓몬-스탐프라리" ( .. )
7월 30일부터 8월 14일까지라고 써져 있네요.
아래 대충 읽어보니
역마다 각기 다른 종류의 포켓몬 도장이
비치되어 있어서 그 도장을 7개 모아서
마지막 역으로 가져가면 그 포켓몬 상품을
준다 .. 는 뭐 그런 내용이었습니다.
옆에는 바로 JR 각 역마다 어떤 포켓몬이
자리잡고(!) 있는지 주루룩 붙어 있는 포스터도 있구요.
그 중에 GONS가 살고 있는
우키마후나도역에 있다는 녀석 한 방!
대체 무슨 일인가 했더니 학교도 방학했겠다,
저 인형(인지 다른 상품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받으려는 아이들 위해
우리의 피곤한 부모님들 손수 애들 손 잡고 JR 각 역을
탐험(!)하고 계셨던 겁니다. 개중엔 애들도 없이
그저 부모님 혼자 도장 찍으러 다니는 분들도 꽤 있구요.
결국 무슨 얘기이냐 ..
각 역에 흩어져 있는 도장을 모두 찍으러 다니려면
결국 그 이동에 따른 전철표는 자비부담으로 해야 하는데
하루에 여러개 찍는다고 타고 내리고 하다 보면
1-2구간이라고 해도 은근히 돈 부담이 많이 되겠죠?
그래서 도쿄 23구내 JR 하루 프리패스를 끊는 겁니다.
엄마 1명에 애 2명이면 벌써 프리패스가 3장이네요.
하루 동안에 7개 도장 다 모으려니 .. 그나마 오후 4-5시에 마감이니.
그 안에 프리패스 본전 뽑으려다 보니 뛰어다니게 되는 .. ( .. )
주변에 아는 어린 일본 꼬마애가 없어서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아무래도 어린이들 사이에서 하나의 문화 코드랄까
그 정도의 의미를 갖고 있는 듯 싶더라구요.
왜 .. 모두들 따조 모아본 경험 한 두 번씩은 갖고 있잖습니까.
과자에 하나씩 들어 있는 장난감 전종류 수집이라던가.
그 코드에 애꿎은 부모님들만 ;ㅁ; 날도 더운데 완전 나들이 차림으로
절대 끊을 일 없는 프리패스까지 끊어가며 그저 신난 애들 데리고
이리저리 도장 찍으러 다니고 있는 거였습니다 ||OTL [묵념]
저기에 바로 스탬프를 찍는 것!!
찌라시 안 쪽엔 역마다 해당 포켓몬 그려진
귀여운 JR 노선도도 그려져 있습니다.
그나마 일부러 제한을 건 건지
한 사람당 한 번씩의 기회만 주려는 듯한 제도가 좀 있더라구요.
1개 이상 받는 건 삼가해 달라거나 .. 저 찌라시나
수첩(꼬마녀석들은 조그만 수첩처럼 된 스탐프라리를 갖고 다니더군요)도
1사람당 1매씩만 배부하는 듯 했구요.
결국 JR동일본 ..
포켓몬이라는 캐릭터 이용해서 꼬마애들로 하여금
부모님 손 이끌고 도쿄 순회를 하게 만들어 버린 겁니다-ㅁ-;;
도쿄 살면서 정말 끊을 일 없는 1일 프리패스까지 끊게 만들면서..
한편으론 이런 이벤트까지 생각해 내는 JR 이 참 무섭기도 하면서..
또 한편으로는 애들이 모으고 싶어 한다고
같이 손잡고 35도 더위에 애들 땀 닦아 주면서
스탬프 찍는 곳 찾아 역 안을 헤매는 이 나라
젊은 엄마, 아빠들이 참 대단해 보이더군요.
(물론 우리나라 부모님들 교육열도 만만치 않습니다만 :P)
어느 정도 궁금증이 해소되고 ..
그렇게 어느 날 또 알바하러 가는데
이번엔 역에 스탬프 찍는 장소가 치워져 있더라구요.
평소에는 이렇게 도장 찍는 곳이 없습니다.
매일 정해진 시간에만 도장을 찍을 수 있나봐요.
매일 5시까지인가 도장 찍을 수 있고
매일 4시까지 상품 찾을 수 있답니다.
그 와중에도 포켓몬 부대(!) 이끌고
한 아버지, 전철표 사고 계셨습니다.
평일 낮인데 .. 설마 휴가 내서
저거 도와주고 있는 건 아니겠죠?-ㅁ-;;
뭐 .. 별 일도 아닌 거를 길게도 주절주절댔는데 ;;
가끔 길 가다 마주치는 참 그 별 일도 아닌 게
과연 한국이었다면 어땠을까 - 라는 생각을 종종 합니다.
문화 사대주의 어쩌고 그런 개념이 아니라 ..
생각하는 판 차이에서 오는
"당연하다"라는 그 기준의 차이랄까.
애들 만화 막 틀어주던 방송에서 날짜가 다음날로 넘어가는 순간
바로 살색 가득한 변태 게임 가득한 브라운관에서부터 ..
우리나라였다면 절대로 네티즌 들고 일어났을 법 한데
나랑 상관 없으니 별 관계 없다라는 다수의 일본인들과.
오랫동안 살고 계신 분들이 보시면 웃으시겠지만
가장 가까우면서도 가장 먼 나라 - 라는 ..
조금은 앞뒤가 안 맞는 말에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건
그래도 반 년 뒹굴면서 보고 느끼는 것들에서 오는게 아닌가 싶네요.
뭐 .. 원래 이런 별 것도 아닌 얘기를
맘 편히 쏟아낼 수 있는 것도 블로그의 묘미 아니겠습니까 :)
일본에서, 한국에서, 미국에서,
세계 곳곳의 모습을 올블로 모두 쏘아BOA요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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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만 하지 말고 좀 .. 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