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도 추석 연휴, 일본도 3일 연휴. 9월부터 새로 시작하게 된 일자리에서 알게 된 신사쿠 녀석이랑 금요일날 일 끝나고 돌아오다 그냥 한 잔 할래? 하다가 바로 중간에 아카바네에서 내려서 한 잔 했다. 카고시마 출신은 술 잘 마신다고 구라 쳐 대다 얼마 전 일본 땅에서도 자랑스런 한국인의 위상을 뒤높이고 있는 TiXe에게 세기의 소츄 록끄 대결 참패 후 근신중인 그냥 봐도 일본틱 간지 넘쳐 흐르는 전형적 일본녀석 :D
3일 연휴겠다 .. 간만에 맥주겠다 이런저런 시덥잖은 얘기 시끄럽게 주절대는데 난데없이 녀석이 갑자기 독도 얘기를 꺼내더라.
그것도 竹島ってどう思う?(다케시마 어떻게 생각해?)가 아닌 トクドウってどう思う?(도쿠도 어떻게 생각해?)라고.
뭐랄까..
뭐랄까.
그러고 보니 일본 온 지도 벌써 10개월을 채워가고 있지만 역사 문제랄까 그런 실제적인 미묘한 문제들에 대해선 얘기해 본 경험이 한 번도 없구나 - 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그 때가 처음이었을 지도.
한국에 관심이 있든 없든 서로 만남의 매개체가 무엇이었든간에 지금껏 만난 일본인들이 모두 한국인 대 일본인이라기 보단 그저 동료로 친구로 사람 대 사람으로 만난 녀석들이 많았던 터라.
그런 얘기를 나눌 기회도 없었지만 기회가 있다고 치더라도 오히려 내가 하고 싶지 않았을 거 같기도 하고.
역시 한국 사람들은 일본인들을 기본적으로 싫어하느냐. 만약 자기가 서울 어느 술집에 가서 테이블에서 술을 먹으며 일본어로 떠드는데 옆 테이블이 한국인들 테이블이었다면 자기한테 시비 걸어올 수도 있느냐.
그건 국민성에 따른 차이가 아니라 어느 나라에나 있는 사람 개개인의 차이일 뿐이다 .. 라고 얘기를 했다.
한국 싫어하는 일본인들 있듯이, 일본 싫어하는 한국인들 있기 마련이고 한국 좋아하는 일본인들처럼 일본 좋아하는 한국인들 있기 마련이라고.
다만 미묘한 역사적 문제랄까 이런저런 이해관계가 얽히면서 이런 결과로 온 게 아니겠냐라는 얘기도. 서로 쌓인 건 풀고 해결할 건 해결하면 같이 터 놓고 나아갈 수 있지 않겠냐라는 얘기도.
..그렇게 조금 얘기하는데 녀석이 갑자기 미안하단다.
그런 기본적인 것조차 잘 몰라서 미안하단다. 배운 적이 없다고.
이번 일 시작하면서 한국인들하고 만나고 말 섞은게 태어나서 처음인데 한국 동료들에게 처음 들은 거라고.
50년에 6.25가 일어난 것도, 53년에 휴전해서 아직까지 휴전 상태인 것도, 한국이 일본 식민지였다는 것도,
전혀 몰랐다고.
중일 전쟁은 그나마 좀 배운 기억도 나고 이래저래 뭔가가 있었겠다 싶어 중국이 일본에게 뭐라뭐라 할 때는 그럴 수도 있겠다 싶었지만 한국이 일본에게 뭐라뭐라 할 때는 대체 뭐 때문에 저러지 생각 뿐이었다고.
그러면서 덧붙이는 말이
분명 자기가 공부도 싫어하고 사고만 많이 치고 그렇긴 했지만
그래도 무식해서 그러는 건 아닐 거라고.
자기도 그렇고 주변 친구 녀석들도 그렇지만 알고도 무시하는 게 아니라 정말로 잘 알지도 못하는 데다 관심까지 없으니 그러는 걸 거라고.
독도 문제니 뭐니 하는 것도 이번 일 시작하면서 자기 한국인 파트너에게 듣고서야 알았다고.
그러면서 조금 무거워진 분위기를 의식했는지 멋쩍은 듯 씨익 웃으면서 한 마디 던지며 건배를 권했다.
。。っていうか、まぁ今更こんなもんどうだっていいよな。 俺、島なんか興味ないし。 飲もうぜ。笑
( .. 뭐, 이제 와서 이런 얘기 어찌 되든 상관없지 않아? 섬 따위 난 관심도 없고. 술이나 먹자. ㅋ)
.. 물론 과거사부터 시작해서 아직 제대로 해결되지 않은 문제들 여럿 남아 있는 건 분명하고 이번 일본 총선거에서 자민당과 공명당 합쳐 확보 의석수 개헌가능선까지 넘겨 버린 상황에 앞으로 뭐가 어떻게 흘러갈지는 아무도 모르겠지만.
모든 일본인들이 똑같을 거라는 그 위험한 편견 좀 버려라. 오히려 잘 알지도 못하고 관심도 없는 일본인들이 훨씬 더 많다는 걸.
어디선가 누가 그랬다. 한국은 네티즌들 입만 살아서 시끄럽게 떠들지 정작 오프라인으로 나오면 아무 것도 아니라고.
그래도 우리는 최소한의 관심이라도 가지고 있잖아. 일본엔 그 최소한의 관심조차 없는 젊은 친구들이 넘쳐나는 걸.
해당 언어 공부한 적 한 번도 없더라도 그저 듣는 것 만으로는 중국어 일본어 구별 힘든 분? 세세하게는 못 그려도 대충이라도 중국 이 쯤, 한국 이 쯤, 일본 이 쯤 정도 세 나라 위치 관계 약도(?)로 못 그리는 분?
한국어와 중국어 똑같아서 들어서는 구별 못 한다.. 한국 가깝다고는 들었는데 정확히 어디냐 .. 대만 쪽에 있냐 ..
벌써 몇 번을 들었는지 모르겠다.
그들이 무식해서 모르는 게 아니라 그저, 아예 관심이 없는 거라구.
고작 10개월 뒹굴어 놓고 일본인 운운 한다는게 스스로도 좀 건방지긴 하다만 :P
싸잡아 몰지 좀 말자. 이라크에 포탄 쏟아 부었다고 영어 회화 학원 가서 미국인 뺨이라도 걷어 올릴 거냐 뭐냐.
오히려 나이도 어린 친구들인데 벌써부터 쪽바리 쪽바리 거리며 그런 편견이랄까로 온몸을 무장한 친구들 보면 조금 무섭기도 하다.
김진명 아저씨가 휘갈긴 한중전쟁 한미전쟁 한일전쟁 보면서 통쾌하게 봤지? 그저 신나고 좋았지?
..그럼 다를 거 없다.
1년도 채 못 살았지만 가게에서 외국인 알바 봐도 전혀 이상할 게 없는 이 곳과, 5년 뒹굴었지만 가게에서 외국인 알바 보면 친구들한테 가게 소개하던 서울.
9월 들어 처음 맞은 야스미, 한국은 추석 연휴라는데 그저 집에 쓰러진 채 보름 연속 일에 찌든 지친 몸 충전 중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