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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2005/12/01 01:17
2005년 12월이란다.

2004년 12월엔 일본 출국한다고 정신없었고
2003년 12월엔 전역 100일 남았다고 좋아했고
2002년 12월엔 일병 5개월 일하느라 정신없었고
2001년 12월엔 2년 마치고 군대 간다고 영화찍고
2000년 12월엔 곧 처음 맞을 후배들 괜히 설레였고
1999년 12월엔 수능성적표 받아들고 멍했었고
1998년 12월엔 드디어 고3 수험생이구나 긴장했고
1997년 12월엔 기숙사 생활 반년차 밤 창문 넘어 다녔고
1996년 12월엔 연합고사 치고 띵가띵가 놀려다녔고
1995년 12월엔 가방 던져 담 넘어 땡땡이 재미들렸고
1994년 12월엔 학원 녀석들이랑 놀러다니기 바빴고
1993년 12월엔 중학생 된다고 처음 영수 학원 끊었고
1992년 12월엔 서태지와아이들 대상이 그냥 기뻤고
1991년 12월엔 성당 크리스마스 연극 헤로데 역 열연에
1990년 12월엔 처음으로 서울-_-구경에 롯데월드 견-_-학
1989년 12월엔 6살 동생 손 잡고 교회 달란트 시장 쇼핑
1988년 12월엔 새로 이사한 집 처음 생긴 침대에 황홀했고
1987년 12월엔 이모가 선물해준 일기장에 첫 일기를 썼고
1986년 12월엔 .. 뭘 했더라? 1985년 1984년 1983년 ..
1982년 12월엔 늦은 음력 돌잔치를 하고 있었을 테고.
1981년 12월엔 0세 1개월 눈도 제대로 못 뜨고 있었겠지.

2010년 12월엔 나이 서른에 어디에선가 뭔가를 하고 있을테고
2015년 12월엔 누군가랑 티격태격하면서 같이 살고 있을테고
2020년 12월엔 원더키디를 타고 우주여행을 .. :$




매일을 살면서 후회없는 순간을 보내자
무대뽀 정신으로 밀어 붙이더라도
어디를 향해 밀 것인가는 그려보며 살자

자기암시라도 하듯 계속 중얼거리곤 있다만
정작 오늘 2005년 12월 무엇을 하고 있느냐라 묻는다면
나는 과연 무슨 카드를 멋지게 꺼내 보일 수 있을까.


꼬박 1년만에 돌아온 집
정신없이 뒤엉킨 짐들 뒤적이다
우연히 삐져나온 수많은 사진들 편지들 기억들에
잠시 멍하게 앉아 있다 참 많은 생각을 했더랬다.

걸어온 길 부끄럽지 않을 그 언젠가
항상 돌아오는 12월에 서서

이렇게 걸어와 지금 이 자리 섰노라고
자랑스럽게 내어 보일 그 카드를
이렇게 걸어가 저기 서겠노라고
건방지게 가리켜 보일 그 길을

아직도 뿌연 저편 어디쯤에 던져두고
그거 하나 못 찾아 여지껏 헤매는 나란 녀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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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GONS